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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이 20년 품어온 역작이 드디어 베니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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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4일, 박찬욱 감독이 '가장 만들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공언한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드디어 관객들과 만납니다.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이 작품은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어요. 이병헌과 손예진이 부부 역할로 처음 호흡을 맞추고,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이 영화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요? 박찬욱 감독이 20년 가까이 영화화를 꿈꿔온 이 특별한 작품의 모든 것을 살펴보겠습니다.


25년 경력 가장의 비극적 몰락과 박찬욱표 블랙 코미디

'어쩔수가없다'는 만족스럽게 살아가던 회사원 유만수(이병헌)가 25년 다닌 제지회사에서 갑작스럽게 해고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아내 이미리(손예진)와 두 아이, 그리고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에 나선 만수는 점점 절망적인 상황에 몰리게 되죠. 이 과정에서 그가 택하게 되는 극단적인 선택들은 관객들에게 충격과 함께 묘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찬욱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새로운 종류의 부조리한 유머를 넣을 만한 가능성이 보였다"며 "내가 만든다면 더 슬프면서도 웃긴 유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어요. 실제로 이병헌도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님이 만든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웃음 포인트가 무척 많았다"며 감독에게 "이거 웃기는 거죠?"라고 확인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원작과 박찬욱만의 한국적 해석

이 영화는 미국 추리소설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합니다. 박찬욱 감독은 "사춘기 시절부터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해 많이 읽었지만, 이렇게까지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은 없었다"라고 고백했어요. 실제로 소설의 추천사를 쓸 당시에도 "만약 영화로 만든다면 제목을 '모가지'로 바꾸겠다"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오랫동안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작품입니다.

원래 2017년 할리우드에서 영어 영화로 제작할 계획이었지만 투자가 성사되지 않아 무산되었다가, 2024년 한국영화로 제작이 확정된 특별한 배경을 가지고 있어요.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가족이 운영하는 KG PRODUCTIONS가 제작에 참여해 한국-프랑스 합작영화로 완성되었습니다. 이미 2005년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같은 원작으로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를 만든 바 있어, 이번 작품은 두 번째 영화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습니다.


이병헌과 손예진의 첫 만남, 그리고 화려한 앙상블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이병헌과 손예진이 처음으로 부부 역할을 연기한다는 점입니다. 손예진은 "호흡이 너무 잘 맞아서 아쉬울 정도로 빨리 끝난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고, 이병헌은 "'미리가 이렇게 연기할 거야' 했던 상상에서 한참 벗어나서 디테일하게 연기를 해주더라"며 서로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어요.

특히 이병헌에게는 의미가 깊은 작품입니다. 박찬욱 감독과는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 이후 25년 만의 재회이자, 쓰리, 몬스터를 포함해도 21년 만의 협업이거든요. 여기에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유연석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각각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출연해 탄탄한 앙상블을 완성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병헌, 박희순, 오달수는 오징어 게임 시즌3 출연 후 반년도 안 되어 다시 한 작품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베니스영화제부터 부산영화제까지, 2025년 최고 기대작

어쩔수가없다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한국영화로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13년 만의 쾌거예요. 박찬욱 감독 개인으로도 '친절한 금자 씨' 이후 20년 만에 베니스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의미 있는 순간입니다. 또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과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도 초청되어 국제적 관심을 증명했어요.

박찬욱 감독은 "베네치아에 한국 영화가 오랜만에 가고, 그것도 경쟁 부문이라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초대받은 것은 특히 영광스럽다. 한국 영화의 부흥과 함께한 역사라서 더 소중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극장가 침체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그가 OTT가 아닌 극장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보수적이기 때문"이라며 "늘 목표는 천만 관객"이라고 당당하게 선언하기도 했어요.


'어쩔 수가 없다'는 박찬욱 감독이 20년 가까이 품어온 열정과 완벽한 캐스팅, 그리고 현실적이면서도 부조리한 이야기가 만나 탄생한 역작입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어떤 슬픈 이야기라도 들여다보면 우스운 구석이 있다"는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슬프면서도 웃기게, 그리고 깊이 있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베니스영화제에서의 성과와 함께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이 특별한 작품을 9월 24일 극장에서 만나보세요. 박찬욱표 블랙 코미디의 진수를 경험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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