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영화는 제가 정말 깊은 울림을 느꼈던 작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원더풀 라이프 (Wonderful Life, 1998)》입니다. 요즘처럼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시기에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인데요, 단순한 감동을 넘어 삶과 기억,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원더풀 라이프》 줄거리 요약
영화는 죽은 사람들이 도착하는 어떤 중간세계에서 시작됩니다. 이곳은 천국으로 가기 전, 반드시 '가장 행복했던 기억' 하나를 선택하고, 그 장면을 영상으로 만들어 천국에서 그 기억만을 간직하게 된다는 설정이죠.
매주 다양한 사람들이 이 세계에 도착하고, 직원들은 그들에게 기억을 묻고 기록하며, 연출자처럼 그 기억을 연극 혹은 영화처럼 재현해 줍니다. 이 과정 속에서 어떤 사람은 한참을 망설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아주 단순한 기억을 소중히 여기며 웃음을 짓습니다.
특히 영화의 중심인물 ‘이마이’는 자신의 삶에서 딱히 떠오르는 행복한 기억이 없다는 것에 혼란을 느끼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그런 그의 모습을 통해 관객 역시 ‘나는 어떤 기억을 선택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 작품은 극적인 반전이나 갈등 대신, 조용하고 묵직한 질문들을 던지는 방식으로 전개되며, 잔잔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해외 반응과 평단의 평가
《원더풀 라이프》는 1998년 일본에서 개봉했을 당시에는 조용한 반응이었지만, 해외 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칸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영되며 “영혼을 깨우는 영화”, “인생의 의미를 다시 보게 만든다”는 평을 얻었고, 이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영화를 “가장 조용하고 사려 깊은 마스터피스 중 하나”라고 평가했고, BBC는 “철학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영화”라고 극찬했습니다. IMDB 사용자 평점도 7.6으로, 장르 특성상 비교적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과 북미 관객들은 “죽음 이후에도 우리가 선택할 단 하나의 기억이 있다면?”이라는 설정에 강한 공감과 철학적 울림을 느꼈다는 반응을 보였고, 한국에서도 예술영화관이나 영상자료원에서 종종 재상영되며 입소문을 탄 작품이기도 합니다.
왜 지금 이 영화를 봐야 하는가 – 나의 경험
처음 이 영화를 본 건 코로나로 인해 외출이 힘들던 어느 주말이었습니다. 뭔가 감정이 정체된 느낌이었고, 아무 생각 없이 재생한 이 영화가 제 마음을 한참이나 울리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가장 행복했던 기억 하나만을 남기고 천국으로 간다”는 설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질문이 제게는 너무나 깊고 복합적인 감정으로 다가왔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기억을 선택할 수 있을까? 내 삶에서 그런 기억이 있는 걸까? 아니면 만들어야 하는 걸까?
영화를 보면서 제 어린 시절의 기억,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순간, 잊고 있었던 장면들이 하나씩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죠.
특히 이 영화는 배우가 아닌 실제 일반인을 캐스팅하여 인터뷰 형식으로 연출한 장면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욱 현실적이고, 담백하게 느껴집니다. 연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진심이 묻어나는 표현이 가슴을 울립니다.
이런 분들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 요즘 삶의 의미나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은 분
- 자극적인 콘텐츠보다 조용한 감동을 원하는 분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세계관에 빠진 분
- 인생 영화 한 편 찾고 있는 분
- 철학적 메시지가 담긴 영화를 선호하는 분
이 영화는 넷플릭스에는 현재 등록되어 있지 않지만, 왓챠, 유튜브 유료 스트리밍, 또는 DVD로 감상이 가능합니다. 영상자료원이나 예술영화관에서도 가끔 재상영되니 상영 정보를 체크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원더풀 라이프》는 화려한 기술이나 유명 배우 없이도, 기억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관객의 감정을 이끌어냅니다. 누군가에겐 다큐처럼 느껴질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겐 깊은 묵상의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내 삶의 장면들을 되짚어보고, '내가 천국에 단 하나의 기억만 가지고 갈 수 있다면 어떤 기억을 선택할까?' 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그 질문만으로도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름휴가나 주말, 조용한 방 안에서 나만의 감정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이 영화를 꼭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