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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1억 3천만 달러 투입, 스필버그가 극찬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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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fucking panic. Keep your shit together."
- 밥 퍼거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목차

1. 20년 만의 꿈의 컬래버레이션
2.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다
3. 폴 토마스 앤더슨의 정치적 메시지와 연출력
4. 혁명과 가족, 그리고 현재적 의미
5.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완성도

혹시 영화관에서 2시간 42분이라는 러닝타임을 보고 망설이셨나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는 그 긴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은, 2025년 최고의 액션 대작입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20년 만에 만나 완성한 이 작품은 단순한 액션 영화를 넘어서 현재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예리하게 파헤치는 정치 스릴러이기도 해요.

무엇보다 이 영화의 완성도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건 스티븐 스필버그의 반응입니다. 로스앤젤레스 감독조합 시사회에서 스필버그는 "정말 미친 영화다. 이 영화 첫 한 시간에 폴이 지금까지 만든 모든 영화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액션이 들어있다. 모든 것이 정말 놀랍다"라고 극찬했어요. 로튼 토마토 97%라는 경이로운 평점과 함께, 올해 놓치면 안 될 필수 관람작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과연 이 작품이 어떤 마법을 부렸을까요? 1억 3천만 달러라는 거대한 제작비와 함께 탄생한 이 걸작의 매력을 지금부터 하나씩 파헤쳐 보겠습니다.

🎬 One Battle After Another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개봉일(한국): 2025년 10월 1일 (수요일)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범죄, 액션
국가: 미국
러닝타임: 162분
배급: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감독: Paul Thomas Anderson
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숀 펜, 베니시오 델 토로, 레지나 홀, 테야나 테일러 등


20년 만의 꿈의 컬래버레이션

1997년, 젊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부기 나이트에서 하차해 타이타닉을 선택했습니다. 그 후 20여 년이 흘러 두 거장이 드디어 만났어요. 디카프리오는 인터뷰에서 "폴과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지난 20년이 너무 아쉬웠다"라고 고백하기도 했죠.

이번 작품에서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밥 퍼거슨은 그의 기존 필모그래피와는 확연히 다른 캐릭터입니다. 과거 혁명가였지만 지금은 딸과 함께 은둔하며 살아가는 중년 남성. 알코올과 마약에 찌든 채로 과거의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어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조던 벨포트나 레버넌트의 휴 글래스와는 완전히 다른 결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인상적인 건 디카프리오가 보여주는 '기억하지 못하는 연기'예요. 혁명 조직의 암호를 기억하지 못해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30년 동안 술과 마약을 남용했다. 나는 술과 마약 애호가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장면에서는 코믹함과 비애가 동시에 느껴집니다. 이런 디테일한 연기력이야말로 디카프리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깊이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다

밥 퍼거슨이라는 캐릭터는 디카프리오 필모그래피에서 정말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완벽주의자나 강인한 생존자가 아닌, 실패하고 상처받은 중년 남성의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영화 초반, 딸 윌라와 함께 은둔 생활을 하는 밥의 모습은 어떤 면에서는 처량하기까지 합니다. 휴대폰도 없이, 과거 혁명 영화나 보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그의 일상은 한때 세상을 바꾸려 했던 이상주의자의 몰락을 적나라하게 보여줘요.

하지만 딸이 납치당하면서 밥은 변하기 시작해요. 잊고 싶었던 과거와 다시 마주하며, 아버지로서의 본능이 깨어나는 거죠. 이 과정에서 디카프리오는 액션 스타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줍니다. 기존의 완벽한 영웅상과는 거리가 먼, 실수투성이지만 사랑이 가득한 아버지의 모습이에요.

딸을 구하러 가면서 점차 과거의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에서 디카프리오는 코믹함, 절망감, 부성애를 오가는 복잡한 감정 연기를 펼칩니다. 특히 혁명 조직의 암호를 기억하지 못해 헤매는 장면들은 웃음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자아내죠.


폴 토마스 앤더슨의 정치적 메시지와 연출력

데어 윌 비 블러드 이후 가장 야심 찬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영화는 토마스 핀천의 소설 '바인랜드'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앤더슨은 단순한 각색이 아닌, 2025년 현재의 미국 상황에 맞춘 재해석을 시도했어요.

영화는 권위주의적 정부에 맞서는 혁명 조직 '프렌치 75'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저항은 생각보다 무력하고, 오히려 현실적인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죠. 앤더슨은 이를 통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버린 가치관의 혼재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앤더슨은 새로운 시도를 보여줍니다. 비스타비전 방식으로 촬영한 이 작품은 IMAX 상영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어요. 특히 자동차 추격 장면과 총격전은 그의 기존 작품들과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액션 시퀀스 하나하나가 서사의 흐름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을 스크린 속으로 빨아들이는 몰입감을 선사해요.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긴장감 넘치는 액션 시퀀스와 감정적인 부녀 관계를 오가는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몰입도를 극대화시켜요.


혁명과 가족, 그리고 현재적 의미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정치적 메시지와 가족 드라마가 절묘하게 결합된 서사 구조에 있습니다. 밥 퍼거슨이라는 캐릭터는 1960년대 반전 운동을 했던 기성세대의 현재 모습을 대변해요. 한때 세상을 바꾸겠다고 외쳤던 이들이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죠.

딸 윌라(체이스 인피니티)는 아버지의 과거를 모른 채 자라났지만, 납치를 당하면서 아버지의 숨겨진 역사와 마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부녀 관계는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죠. 윌라가 점차 아버지의 이념에 공감하며 자신만의 신념을 키워가는 모습은 세대 간 가치 전승의 복잡함을 보여줍니다.

특히 인상 깊은 건 영화가 제시하는 현재적 메시지예요. 2025년 미국의 정치적 분열상과 권위주의의 확산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절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족이라는 끈끈한 유대를 통해 희망의 가능성을 모색하죠. 개인의 과거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치밀하게 탐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숀 펜이 연기하는 록조 대령과의 대결 구조도 단순한 선악 구도를 넘어서는 복잡함을 보여줍니다. 과거 혁명가였던 밥과 현재 권력의 수호자인 록조 - 이 둘의 관계는 시대의 변화와 개인의 선택이 어떻게 운명을 갈라놓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죠.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완성도

1억 3천만 달러라는 제작비가 말해주듯, 이 영화는 앤더슨의 기존 작품들과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많이 쓴 것이 아니라, 모든 액션 시퀀스가 서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특히 중반부의 자동차 추격 장면은 정말 압권입니다. 밥이 딸을 구하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과 액션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죠. 카메라 워크도 혁신적이에요. 차량 내부와 외부를 오가며 촬영한 장면들은 관객들을 액션의 한복판으로 끌어당깁니다.

총격전 역시 현실적이면서도 영화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아요. 밥이 마약과 알코올로 인해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액션들은 긴장감과 함께 어딘가 씁쓸한 웃음을 자아냅니다. 이런 톤의 조절이야말로 앤더슨다운 연출이라고 할 수 있죠.

숀 펜이 연기하는 록조 대령의 압도적인 악역 연기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입니다. 냉혹하면서도 어딘가 코믹한 면이 있는 이 캐릭터를 통해 펜은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입증했어요. 베니시오 델 토로의 센세이 역할과 테야나 테일러의 퍼피디아 역시 각각의 개성으로 영화에 깊이를 더해줍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IMAX로 봐야 제맛이에요. 비스타비전으로 촬영된 화면의 압도적인 스케일과 조니 그린우드의 사운드트랙이 만나면 정말 몰입도 100%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단순한 액션 영화를 훌쩍 뛰어넘는 작품입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예술적 감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력, 그리고 현재적 메시지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2025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예요. 2시간 42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몰입도가 뛰어나며, 액션 영화로서의 재미와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을 모두 만족시킵니다. 20년 만에 이뤄진 두 거장의 만남이 만들어낸 이 걸작을, 올 가을 꼭 극장에서 만나보시길 강력히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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